(スヒョン) 소설이 시작된다
小説が始まる
지난한 시간을 견디고
過ぎた時間を耐えて
드디어 종이에 쓰인다
ついに紙の上に書かれる
불투명한 이야기의 얼개 위에
不透明な話の骨組みの上に
선명한 현실을 올리는 거야
鮮明な現実を上げるんだよ
망망대해 끝없는 하얀 종이
茫々たる果てしない白い紙
나를 그리고 나를 움직이고
私を描き 私を動かして
여기서 나의 끝을 내자
ここで私の結末を作り出そう
처음과 끝을 연결하는
最初と終わりをつなぐ
보이지 않는 실
見えない糸
아무것도 아닌 사람
なんでもない人
아무것도 아닌 사람
なんでもない人
（イノ) 그때, 비가 내렸다.
その時、雨が降った。
소설이 시작된다
小説が始まる
드디어 끝이 다가온다
いよいよ終わりが近づいてくる
어때, 잘 돼가?
どう、 順調？
아니요. 과연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いいえ。果たして私がうまくやり遂げられるかわかりません。
내가 한 칭찬은 진심이야. 난 자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아주 공정한 기회를 말이야.
私の褒め言葉は本心だよ。私は君にチャンスをあげたい。とても公平な機会をね。
(スヒョン) 私は気になることを我慢できない性格なんだ。私の家に入り込み、最後の小説の執筆を手伝ってくれるカン･ウノという人物について知らねばならない。まさか、過大な要求だとは思わないだろう？
(スヒョン) いいえ。
それじゃあ、君の弟の話から聞いてみようか。
저랑 동생은 세상에 둘 뿐이에요. 의지할 곳은 서로밖에 없었죠. 아시겠지만 어린애 둘이 경성에서 살아간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그러던 어느 날, 저는 야학에서 글을 배우게 됐어요. 그리고 무언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죠.
私と弟は世の中に2人だけです。頼れるのはお互いしかなかったですね。ご存知でしょうが、子供二人が京城で生きていくというのは普通のことじゃないんですよ。そんなある日、私は夜学で文章を習うようになりました。そして何かになれるという希望を持ち始めました。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世の中がどう流れていくのか
시간이 어디로 지나가는지
時間がどこに過ぎていくのか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私は何も知らないし
읽고 쓰고 읽고 쓰고 다시 쓰고 고쳐쓰고
読んで書いて、読んで書いて、書き直して
선생님 말대로 재능이 있었는지, 글을 쓴다는 건 뭐랄까, 굉장히 재밌었어요.
先生のおっしゃる通り才能があったのか、文章を書くってのは、何と言うか、すごく 面白かったです。
내 말이 맞다니까? 두고 보라고.
私の言う通りだろ？そのうち分かる。
내가 만드는 세상
私が作る世界
내가 만드는 세상
私が作る世界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의 이야기
世界のどこにもない私の話
1945년 10월 23일, 인호는 나에게 그럴듯한 거짓말을 시작했다. 난 그런 인호를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늘 그렇듯이, 거짓말 뒤엔 진실이 숨겨져 있다는 걸 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1945年10月23日、イノは私にもっともらしい嘘を始めた。私はそんなイノを一瞬も見逃さないよう注意を払った。いつもそうだったように、嘘の背後には真実が隠されているのを私は誰よりもよく知っていた。
그런데 이 책의 이야기를 만난 후에 모든 게 바뀌었어요. 맞아, 기억나요. 제 글의 의미를 잃던 날이었죠.
ところが、この本に出会ってからすべてが変わりました。そう、覚えています。私の文章の意味を失った日です。
그날 밤도 눈이 내렸죠
その夜も雪が降りました
밤은 깊어 달이 오르고
夜は深く 月が昇って
소리 없이 내린 눈 세상을 덮어도
音もなく降った雪が世界を覆っても
아무것도 모르고
何も知らずに その日も
그날도 밤새 책을 넘겼죠
一晩中 ページをめくりました
나 역시 그날을 기억해냈다. 하얗게 눈이 내리던 밤. 단 한 글자도 쓰지 못하던 날. 무언가 빈 곳을 채우기 위해 난 밤을 걷기 시작했다.
私もその日を思い出した。白く雪が降った夜。たった一文字も書けなかった日。何か空虚さを埋めるために、私は夜を歩き始めた。
(イノ / スヒョン)
그날 밤 / 그날 밤
한 장 두 장 / 한 발 한 발
책을 넘길 때마다 / 눈을 뚫고
눈물이 난다 / 걷는다
その夜 / その夜
一枚 二枚 / 一歩 一歩
ページをめくるたびに / 雪を踏みしめながら
涙が出る / 歩く
아무 이유도 없다. 오로지 내 이야기를 위해 한 사람을 뒤따라간다. 그때, 어떤 험상궂은 사내를 만나 물건을 주고받는다. 난 단번에 알았다. 아편.
何の理由もない。私の話のためだけに一人の人についていく。その時、ある険しい表情の男に会って物をやりとりする。私はすぐに分かった。アヘン。
(2人) 그날 밤
その夜
두근두근
ドキドキ
요동치는 내 심장
揺れ動く私の心臓
살아나는
よみがえる
부서져 내리는
砕け落ちる
(2人) 나의 세상
私の世界
아름다운 눈이
美しい雪が
그날은 내겐
その日は私には
붉은 먹물 같았고
赤い墨のようで
(2人) 빌어먹을 나의 글은
腹立たしい私の文章は
가슴에 새긴다
胸に刻まれる
소복소복
しんしんと
쌓여만 가는 잔인한 눈/글
積もっていく残酷な 雪 / 文
여전히 그날 밤 눈이 생각나
変わることなく その夜の雪を思い出す
재밌는건, 그때 제 동생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이에요. 걱정 마세요 선생님. 제가 제 힘으로 구할테니까요.
面白いのは、その時私の弟を失ったという事実です。心配しないで、先生。私が自分の力で救いますか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