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5〜15:20)
검은 토끼의 기운을 듬뿍 받아
黒いウサギの元気をたっぷりもらって
만물이 번창한다는 계묘년!
万物が繁盛するという癸卯年!
선선한 바람부는 가을 날. 저잣거리.
涼しい風が吹く秋の日、市場街
다음 이야긴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한다네.
次の話はすぐそこから始まるそうだ
저잣거리 끗곳마다 하나 둘
市場街ごとに 一つ二つ
구석진 골목마다 하나 둘
隅々の路地ごとに 一つ二つ
불이 켜지는 세책가들
灯りがつく 貸本屋
제목도 없어 표지도 없어
タイトルもない 表紙もない
이름하야 필사본
その名は 写本
휘장을 치고 밤새도록
幕を張って 一晩中
서문을 베끼는 필사장이들
序文を写す 筆写家たち
오늘 새로 나온 소설 없나
今日新しく出た小説ないかな
연애소설 염정소설
恋愛小説、艶情小説
물 건너온 서학 책들까지
水を渡ってきた 西洋の本まで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답답한 시대
何もできない 息苦しい時代
저항하면 잡혀가는 위험한 시대
抵抗すれば捕まる 危険な時代
강제로 우리를 막아도
無理やり 私たちを抑えつけても
맘까지 막을 순 없지
心までは 抑えられない
답답한 맘을 달랠 때 소설 소설 소설
息苦しい心を癒す時は 小説、小説、小説
술 한잔 걷치는 주막 한 켠
お酒一杯かたむける居酒屋の片隅
이야기 한 술에 웃음 한 잔
話の酒一杯に 笑いいっぱい
세상 눈치 보지 않고 이야기 들을 수 있는 곳
世の中に遠慮せず 話が聞ける場所
그런 곳 하나 있지
そういう所が 一つあるよね
이야기를 파는 방
話を売る部屋
이름하야 매선방
その名は メソンバン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답답한 시대
何もできない 息苦しい時代
저항하면 잡혀가는 위험한 시대
抵抗すれば捕まる 危険な時代
강제로 우리를 막아도
無理やり 私たちを抑えつけても
맘까지 막을 순 없지
心までは 抑えられない
답답한 마음 달랠 때 소셜 소설 소설
息苦しい心を癒す時は 小説、小説、小説
" 금령이다. 세책가를 모두 뒤져 소설이 나오거든 모조리 불태워 버리거라"
「禁令だ。貸本屋を全部探して、小説が出たら全部燃やしてしまえ!」
권력을 풍자하는 언문소설
権力を風刺する言文小説
저항을 결속하는 풍자소설
抵抗を結束する風刺小説
정치 질서. 사회 질서 파괴하는 모든 것
政治秩序 社会秩序を 破壊するすべてのもの
사람들 현혹하는 소설을 파는 세책가도
人々を惑わす小説を売る 貸本屋も
윤리 도덕 어지럽히는 전기수들도
倫理道徳を乱す 語り部たちも
샅샅이 수색해 모두 다 잡아들여
くまなく捜索して 全部ひっつかまえろ
"여기 유기전을 가장한 세책가가 있다던데 혹시 들은 이야기 없느냐?"
「ここに普通の店を装った貸本屋があるそうだが、もしや聞いたことはないか?」
'저 같은 까막눈이 세책가를 어찌 알겠습니까 ?
「私のように無学な者が、貸本屋など知るはずがございません」
"너 이름이 뭐었더라?"
「名は何と申す?」
"춘섬이라 하옵니다."
「チュンソムでございます」
"혹시 그런 풍문이라도 듣거든 관아에 즉시 고하거라."
「もしそんな噂でも聞いたら、官衙にすぐ報告するのだ」
"예. 그럼요."
「はい、もちろんです」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답답한 시대
何もできない 息苦しい時代
달 그림자 지고 나면
月の影が沈んだら
휘장을 걷고 문을 여네
印を掛けて 門が開くよ
저항하면 잡혀가는 위험한 시대
抵抗すれば捕まる 危険な時代
세상을 풍자하는 그 이야기
世の中を風刺する その話
밤새도록 울려 퍼지네
夜通し 鳴り響く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