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텔레비전이 없었던 덕분에(?) 평화롭기 그지없던 생활에서
어제 드디어 새식구(텔레비전)가 들어오는 바람에(?)
오래간만에 한국 방송이랑 이것저것 늦게까지 보느라고
늦게 잤더니 오늘 아침에 깜빡 늦잠.
역시 마음이 해이해지면 그대로 생활에 나타나는 것 같더라구요.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언제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데
이 놈의 텔레비전을 보느라고...ㅋㅋ 텔레비전 탓.
그러다가 보니까 허둥지둥 덜렁대다가
여러분들 교과서를 집에 두고 와서
도중에 다시 집에 가서 가지고 오고
비가 올 줄 알고(降るだろうかと思って) 장화 신고 나왔다가
비가 안 와서 다시 운동화 갈아신고...
아이고. 완전 정신 없었음.
한심하기 짝이 없죠? ㅎㅎ
하루를 제대로 잘 보내고 못 보내고는
정말 자기 하기 나름.
아무리 사진을 몇 장이나 찍어도 전원 다 만족할 만한 사진이
안 나오는데 오늘은 이 사진이 최선입니다. ㅠㅠ
그리고 오늘부터 이 교실에 신입생이 들어오셨는데
여러분들 서로 좋은 자극을 주고 받으면서 절차탁마 하시길.
좀, 긴장들 하셨나? (確認)
그동안 교토에 갔다오셨다는 분이 계셔서
교토 벚꽃구경이라도 하러 놀러 갔다오셨나? 했더니
헐..... 지금 하고 계시는 절 관계 일로
延暦寺의 지붕 수리하는 걸 보러 갔다 오셨대요.
지붕은 설마 짚으로? 아니겠죠. ㅎㅎㅎ
延暦寺에서 유래했다는 油断이라는 단어.
일본에서 생긴 한자니까 이대로 한국어로 유단이라고 해도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답니다.
그럼 뭐라고? (なんて?)
한국에서는 방심 (放心) ㅎㅎ
그럼 일본어의 放心은 한국어로 뭐라고?정신이 나감. 넋이 나감.
어제 한류(할류) 이벤트가 있어서 보러 갔다오셨다는 분.
배우로는 시그널에 나왔던 이제훈 씨
그리고 가수 성시경 씨....
그런 연예인에 관심이 있으신가? 했더니
그냥 티켓을 받았으니까 갔다오셨대요. 헐.
요즘 제 2의 한류붐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데
하나도 도움 안 되는 정치가들과 상관없이
저희들이 열심히 민간교류를 잘 해서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좋은 관계가 됐으면 좋겠네요.
저도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거구요.
어느 나라가 맞고 어느 나라가 틀리고가 아니라
"아... 그렇구나"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관계.
S씨 팬모임이 2월에 있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못 갔으니까 갔던 친구들이 각지에서 그 때 선물이랑
다른 선물 등 여러가지를 보내주셨다는 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여러분들이 한국 연예인들을 계기로
친구가 되어 이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니
제가 다 감사하고 흐뭇하네요.
과자도 보내주고 고베 친구는 뱅어포도 보내줬다고
했는데 일본에서는 꼭 답례를 해야 되죠? ㅋㅋ
꼭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저에게는 이런 일본 문화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조금은 답답할 때가 있답니다.
역시 문화의 차이겠죠?
집 근처의 벚꽃은 분홍색이라기보다는
하얀색이어서 예쁜 벚꽃을 보러 三日月산 근처에
벚꽃구경 갔다오셨다는 분.
금강산도 식후경.
뭔가 맛있는 도시락이나 점심을 밖에서 드셨나? 했더니
집에서 차로 10분밖에 안 걸리니까
집에서 식사하고 가셨다고 했는데
그런 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자연이 있어서
행복하시겠네요. 좋으시겠네요.
요즘 다니는 치과가 六本松 근처에 있으니까
갈 때마다 蔦屋서점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보고 오신다는 분.
음. 행복한 시간. 저도 자...................알 알죠.
근데 제가 서점 주인(사장)이라면
손님들이 그냥 보기만 하고
책을 안 살까 봐 걱정할 텐데
괜한 걱정.ㅎㅎ
다들 책을 보다가 결국에는 사가는 사람이
많대요. 눈 앞의 이익만을 챙기지 않고
멀리 내다보는 상업술?
지금 부엌이랑 거실을 수리중이라서
오늘은 업자분에게(수리해주시는 분에게)
집을 맡기고(헐?) 수업에 오셨다는 분.
옛날에는 집에서 공사를 하면 음료수라든지 여러가지
챙겨드려야 했는데 요즘은 안 그런 것 같아요.
부엌을 수리중이니 요리는 어떻게 하시나? 했더니
2층에서 캠프 온 것처럼 요리해 드신대요.
와. 재미있겠다.
부엌이 새로워지면 요리하는 것도
신나시겠네요.
아들네랑 사돈내외랑 같이 식사를 하셨다는 분.
아는 분이 소개해 주신(ㅋㅋ) 중화요리 가게에 가서
먹었는데 맛있어서 그런지 손주들이
일인분을 다 먹더래요
손녀가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니까
책가방을 선물했는데
너무 좋아하더래요.
그건 그렇고 사돈내외하고 사이가 좋아서
참 좋으시겠네요.
손자 돌잔치랑 첫 남자아이 축하 잔치를 하려고
교토에 갔다오셨다는 분.
돌잔치니까 돌잡이로 손자가 뭘 잡았나? 했더니
가부토도 가지고 가야 하고 짐이 많았으니까
돌잡이는 안 했다고 하셨는데
뭘 잡든 안 잡든 건강하면 최고죠.
근데 엊그제 태어난 것 같은데
벌써 돌이라니 정말 세월 빠르네요.
여러분들이 다들 자제분들이 학생 때 교실에
오시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왠지 제가 다 키운 느낌. 오버했나?ㅎㅎ
아무튼 여러분들의 손주분들이 무럭무럭
쑥쑥 건강히 성장하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한국어 실력도 손주들 성장처럼
쑥쑥 성장하길 바라며....ㅎㅎ
오늘도 감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