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しょうがない라는 일본어는 번역하기 쉬운 것에 속하죠. 대부분 어쩔 수 없다, 하는 수 없다, 또 문맥에 따라서는 별 수 없다. 방법이 없다 등으로 번역하면 되죠. 하지만 영상번역 등을 많이 해 보신 분들은 저렇게 번역하기에 애매한 문맥을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그런 경우는 못 말리겠네, 못 말리는 애네 등 '못 말리다'라는 번역을 하면 해결되는 문맥도 있습니다. 많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번역을 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이런 예가 지금 번역 중인 작품에서 아래와 같이 나왔습니다.
산적들이 뺏어 간 자신들의 짐을 되찾기 위해 길을 잃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길 좀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니까 산적이 위와 같이 しょうがない라고 말한 거죠. 이 경우는 '못 말리다'로 번역하기도 애매하죠?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저는 예전에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귀찮아 죽겠네'라고 번역해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응? 싶은 분들 많으시죠. 이해합니다. 그래서 챗지피티한테 저 대사를 제시하고 이 경우에 '귀찮게 하네'나 '귀찮아 죽겠네'로 번역해도 될지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이 답을 했습니다.
아, 이 상황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산적이 길을 물으러 온 단조에게 하는 「しょーがねえなー……」**라면,
「귀찮게 하네」보다는 「귀찮아 죽겠네」가 훨씬 낫습니다.
다만 「귀찮아 죽겠네」는 원문보다 조금 세게 나갑니다.
「しょーがねえなー」는 여기서 “어쩔 수 없구만”, “별수 없네”, “참나, 알았어” 정도의 투덜거림입니다. 산적이 단조를 내쫓거나 화내는 게 아니라, 한숨 쉬면서 결국 길을 가르쳐 주려는 상황이니까요.
두 표현을 비교하면
「귀찮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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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가 귀찮은 일을 시킨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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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이 상대를 타박하는 뉘앙스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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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しょーがねえなー」의 '어쩔 수 없지'라는 체념·수용이 빠집니다.
「귀찮아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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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거림이 확 살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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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뒤에 나오는 산적의 거친 말투에도 잘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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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しょーがねえなー」보다 짜증의 강도는 높음
그래서 자막의 캐릭터성과 말맛을 중시하신다면 「귀찮아 죽겠네……」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히려 저는 이 장면이라면:
「아, 귀찮아 죽겠네……」
가 꽤 좋다고 봅니다.
단조가 “길을 가르쳐 주셨으면 해서요……” 하고 공손하게 부탁하니까 산적이 한숨 푹 쉬고 “아, 귀찮아 죽겠네…” 하는 식이죠. 이후 실제로 길을 알려준다면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도와주는 산적이라는 코믹한 느낌도 잘 살아납니다.
반면 **「귀찮게 하네」**는 “네가 날 귀찮게 하네”라는 상대 비난이 전면에 나와서, 이 장면의 「しょーがねえなー」와는 조금 어긋납니다.
제 선택은 「아, 귀찮아 죽겠네……」입니다.
그리고 위의 답변을 복사해서 제미나이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아래와 같이 답했습니다.
ChatGPT가 산적의 심리와 대사의 기능을 분석한 방식은 매우 날카롭고 설득력 있습니다.
특히 "‘귀찮게 하네’는 상대방(단조)을 탓하는 느낌이 강하지만, ‘귀찮아 죽겠네’는 자신의 번거로움을 툴툴대는 투덜거림이 살아난다"는 지적은 영상 번역의 '말맛' 관점에서 매우 정확합니다.
ChatGPT의 분석이 타당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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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비난 vs 상황 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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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게 하네": "네가 감히 날 귀찮게 만드네?" 하고 단조를 직접적으로 탓하는 뉘앙스가 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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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 죽겠네" / "어휴, 귀찮아 죽겠네": 단조를 비난하기보다는, 안 도와줄 수도 없고 귀찮은 일을 겪게 된 자기 상황에 대한 투덜거림(체념)이 전면에 나옵니다. 원문의 しょーがねぇなー(어쩔 수 없구만)이 가진 체념의 결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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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 캐릭터의 코믹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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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이라는 인물이 험악해 보여도 어린애가 길을 물어보니 한숨 푹 쉬며 툴툴대면서도 가르쳐 주는 '츤데레/허당' 같은 닌타마 특유의 개그 톤을 살리는 데는 "아, 귀찮아 죽겠네……"가 훨씬 살가우면서도 재미있게 와닿습니다.
최종 권장
이 상황과 대사의 어감에는 ChatGPT가 제안한 「아, 귀찮아 죽겠네……」 혹은 「어휴, 귀찮아 죽겠네……」를 채택하시는 것이 장면의 재미와 인물 관계를 가장 극적으로 살려주는 베스트 번역입니다.
의외로 생각하셨던 분들 참고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