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포스팅에 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의외라고 생각할 코패니즈 한자어 하나 더 투척합니다.

아래 퀴즈의 '고심하고 있다'를 「苦心している」라고 번역해도 될까요?

普段は[ 8 ]を十分確保できていたが、ハリウッドの[ 9 ]が

평상시에는 개봉관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지만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大量に輸入され、[ 10 ]を前に[ 11 ]。

대량 수입된 상태라서 개봉을 앞두고 개봉관 확보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포스팅하는 거니까 당연히 정답은 '아니오'겠죠?

한국어 '고심'은 사전에 아래와 같이 나와 있습니다.

몹시 애를 태우며 마음을 씀.

그리고 유의어로 걱정, 고민, 노심초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국에서 말하는 '고심'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죠. 그런데 일본어 '고심'은 어떤 뜻으로 쓰일까요? 거의 모든 사전의 뜻풀이에 「苦労する」라는 말을 싣고 있습니다. 이건 고생한다는 말이죠. 물론 고심을 많이 하면 고생스러울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다르죠. 아무튼 그런데 한국어 '고심'과 일본어 '고심'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게끔 뜻풀이를 해 놓은 게 바로 신명해 사전입니다. 보시죠.

新しい良い物を発明・創出したり思いもよらない案を提唱したり難問・難題を解決したりすることに懸命に努力すること。

어떠신가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노력은 마음으로만 애태우는 것, 생각으로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행위로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일본어 苦心이 쓰인 예문들을 보면 그냥 '고심'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その歌手はファンの群がる中を苦心して進んだ。

이걸 그대로 '고심하며 나아갔다'라고 하면 이상하죠? 이걸 영어로 번역해 놓은 걸 보면 그걸 더욱 잘 알 수 있습니다.

The singer fought his way through the crowd of fans.

팬들 무리를 뚫고 지나가기 위해 엄청 끙끙대며 나아갔다는 뉘앙스죠.

제가 포스팅을 하기 위해 다시 한번 확인차 일본인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저 신명해 사전의 뜻풀이처럼 일본어 '고심'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라는 뜻이 맞는지를요. 그랬더니 아래와 같은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노력'이라는 말이 의미의 중심이라고 합니다. 일본어 사전 예문에 「苦心の作」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걸 그대로 '고심작'이라고 번역하면 일본어 뜻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일본은 「苦心談」이라는 말도 씁니다. 이 역시 마음으로만 애태우고 고민했던 얘기라는 뜻이 아니고, 그나마 비슷한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고생담'이라고 해야겠죠. 아무튼 그래서 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더니 돌아온 답입니다.

 

 

고심하는 것과 고민하는 건 분명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러니 제 책에 낸 퀴즈 '고심하고 있다'의 모범 답안은 바로 「苦慮している」가 되겠습니다.

오늘은 이쯤에서...

 

<코패니즈 한자어> 책 소개

https://blog.naver.com/iveen/222528606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