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코패니즈 한자어를 메모하기 시작한 게 15년도 넘은 거 같은데, 그 초창기에 드라마인지 영화인지에서 이 '절박'이라는 한자어를 쓰는 걸 듣고는 메모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책을 쓰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을 때부터는 어디서 나온 것인지 타이틀이랑 대사도 메모를 했는데, 당시는 그냥 한자어만 달랑 메모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들었던 게 영화인지 드라마인지도, 형사물인지 아닌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도저히 떠오르지가 않더군요.

근데 비교적 최근에 감상한 드라마인지 영화인지에서도 들은 기억이 있는데 떠오르지가 않아서 답답했었는데 드디어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넷플릭스를 결제하고 보니 제 TV는 해외 직구라서 TV로는 볼 수가 없길래 한 달만에 해지한 적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때 넷플릭스에서 봤던 드라마에서 그 대사를 들었었네요.

바로 <일본 침몰 - 희망의 사람>이란 드라마에서 들었던 기억이 드디어 떠올랐습니다.

일본 침몰을 주장하는 타도코로 박사(카가와 테루유키)의 말을 믿어 주지 않아서 학계에서 궁지에 몰린 상황인데, 아마미(오구리 슌)가 자기를 못 믿는다면서 왜 자기한테 부탁을 하냐고 하니까 타도코로 박사가 '자네한테 부탁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절박한 상황'라는 식의 대사였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일본어 '절박'은 일상생활에서 수다 떨거나 잡담할 때 쓰는 일은 거의 없는 한자어인 건 맞지만, 구어체로는 절대 안 쓰는 건 아니란 거죠. 그리고 검색을 해 봐도 구어체로 돼 있는 것들이 많이 검색됩니다. 저도 번역하면서 여러 차례 접한 적이 있고요.

 

구어체로는 안 쓰고 문어체로만 쓴다고 믿어 왔던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