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저저번주에 자막 프로그램의 오류로 이틀 연속으로 애니 2편 날려먹는 바람에(ㅜㅜ) 그야말로 멘붕이 왔었는데요... 현재 영상번역계에 통용되는 자막 프로그램이 여럿 있는데, 돈을 주고 사야 했던 모 회사의 프로그램은 지금은 거의 쓰는 업체가 없는 걸로 알고 있고(진짜 악명 높았죠. 에러도 많이 나고), 또 다른 무료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공개를 했었는데 회사가 없어진 건지, 아니면 무슨 이유에선지 다운로드를 막아 놨다는 소문을 5,6년쯤 전에 들었습니다.

그러니 업데이트가 안 돼서 제가 윈도우 10을 구입한 이유로 이런저런 오류들이 많았는데요. 그래도 임시 저장 기능이 있기 때문에 다 날려 먹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이번엔 뭐가 잘못된 건지, 그것도 이틀 연속으로 날아가 버리는 참사가... ㅠ.ㅠ

아무튼 일요일도 없이 빡빡하게 돌아가는 스케줄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니 정말 울고 싶더군요. 그래서 지난 한 주간(정확히는 약 9일) 정말 큰 무리를 해서 진도를 초벌 번역 기준으로 1주일 앞서가게끔 해 놨습니다. --;;

암튼 그랬더니 이제 살짝은 여유가 생겨서 블로그에 글 올릴 엄두가 나네요. 다만 여전히 바쁘기 때문에 짧게 가겠습니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어제 보낸 작품 중에 바로 이 '타락'이라는 한자어가 나왔는데요. 이것 역시 제가 수집한 코패니즈 한자어에 있는 겁니다. 아래와 같이 말이죠.

 

 

B셀에 수집해 놓은 예문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의 '타락'이라는 한자어와는 쓰임새가 사뭇 다르죠. 특히 비행기 '타락'사고... 우린 '타락'을 이런 식으로 쓰지 않죠. 그럼 사전을 살펴볼까요? 먼저 코지엔 사전

だ‐らく【堕落】

①落ちること。墜落。

②品行の修まらないこと。身をもちくずすこと。また一般に、不健全になること。「政治の―」

③おちぶれること。零落。大鏡道隆「この内侍のちにはいといみじう―せられにしも」

④〔仏〕道心を失って悪道に落ちること。

다음은 다이지린 사전

だ-らく [0] 【堕落】 (名)スル

(1)品行が悪くなり,生活が乱れること。身をもちくずすこと。「―した生活」

(2)おちぶれること。零落。「この内侍のちにはいといみじう―せられにしも/大鏡(道隆)」

(3)〔仏〕 道心を失ってけがれた心をもつこと。「―僧」

우리와 그나마 비슷한 뉘앙스라 할 수 있는 건 코지엔의 2번과 다이지린의 1번 뜻풀이죠. 그런데 제가 보낸 작품에서는 어떤 문맥에서 쓰였을까요?

 

 

 

왼쪽 끝에 "나는 '타락'한 것이다"라는 대사 보이시죠? 어떤 문맥에서 이런 대사가 나왔는지 말씀드리자면, 미국에서 마피아들과 어울려서 킬러로 살고 있던 이 인물을 일본을 지키기 위한 일종의 특공대 대원으로 데려옵니다. 과거를 청산하고 새 삶을 살고 있는 거죠. 근데 그 집단의 어떤 행사에서 '숨은 장기자랑 대회'를 하는데, 자신의 사격 묘기를 피로하려다가 실패로 돌아갑니다. 그러자 현장에서는 허풍을 친 거라고, 어떻게 그런 불가능한 묘기가 가능하겠느냐며 얼버무리고 넘어가는데, 저녁에 혼자 뜰에 나와서 저렇게 고심을 하는 장면입니다. 예전에는 실수 없이 했었는데 왜 실패를 한 건지 자책을 하는 장면인 것이죠.

우리는 자신의 사격 실력이 좀 퇴화한 것 같다고 해서 '타락했다'는 표현을 쓰지는 않죠.

(日) 한국에서 '타락'이라는 한자어는 도덕적인 면에서, 사회 규범적인 면에서 올바른 길에서 벗어났을 경우에나 쓰는 말입니다. 예컨대 술, 마약, 섹스, 도박 같은 데 빠져서 사는 사람을 보고 '타락했다'고 하죠. 아래는 한국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입니다.

오늘은 이 정도에서 끝내도록 하죠.

동사

1.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 잘못된 길로 빠지다.

고국에서 중학교 다닐 때부터 오빠에게는 난봉기가 있었지만 도쿄에 와 있는 동안에 이렇게 완전히 타락해 버린 줄은 몰랐어요.

출처 <<손창섭, 낙서족>>

2.

종교 일반 죄를 범하여 불신의 생활에 빠지다.

3.

불교 도심을 잃고 속심으로 떨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