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말씀드렸다시피 가급적 400페이지는 넘기지 않으려고 고육지책(?)으로 책에 썼던 내용을 줄이고 블로그로 옮겨 놓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자꾸 욕심이 나서 하나 더, 하나만 더, 진짜 하나만 더, 이러면서 코패니즈 한자어를 더 많이 집어넣으려다 보니 벌써 430페이지를 넘어서고 있네요. 이러면 책값 올라가는데... ㅠ.ㅠ

그래서 또 뺄 만한 게 있나 뒤져 보다가 아래 예제의 해설 내용을 줄여서 옮겨 놓게 됐습니다.

지금 홍수 피해 지역에서는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진 탓에

今、 洪水の [   9   ]では人々の [      10      ]ため

전염병창궐하고 있다.

[  11  ]が[ 12 ]している。

바로 위 예제에서 '전염병' 부분 해설 내용인데요.

지금은 공식 명칭이 코로나 19로 바뀐 신종 코로나(일본에선 '신형'이라고 한다고 한 거 기억나시죠?) 관련 일본 기사를 봐도 '전염병'이라는 말은 하지 않고 '감염증'이라고 표현하죠. 왜일까요? 일본에서 '전염병'은 사람이 아니라 가축 사이에 전염되는 병을 지칭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본도 옛날에는 그냥 '전염병'이라고 불렀었는데 1999년에 법률이 개정되면서 '전염병'이라고 부르던 걸 '감염증'으로 바꿔 부르게 됐고, 일본어 '전염병'은 가축의 경우에만 쓰는 걸로 바뀐 것이죠. 하지만 일본에서도 노년층 등 일반인들 중에서는 여전히 이 '전염병'이란 용어와 '감염증'이라는 용어를 혼용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감염증'이라는 건 병의 원인이 되는 병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등 이른바 '병원체'로 인해 발생하는 병을 총칭하는 개념으로서 전염성이 없는 것도 포함되지만, 전염병은 그렇지가 않죠. 그러니 전염병은 감염병의 하위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죠.

내친 김에 한국에선 그럼 어떻게 구분하는가를 조사해 봤더니 '전염'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 때문에 사람들이 지나치게 공포를 느낀다는 이유로 2010년 보건복지부에서 '전염병'을 '감염병'으로 부르기로 바꿨다고 합니다

(日) 하지만 한국의 일반인들은 여전히 '전염병'이라는 용어가 익숙하고 '감염병'은 신문 기사나 방송 뉴스 같은 데서나 보고 들을 수 있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단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저도 그렇고요). 또한 한국에서는 일본처럼 '감염증'이라고 하면 '증'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 때문에 '증세, 증상'이라는 뜻으로 인식되기 쉽기 때문에 만일 일본인 번역가가 이 글을 보신다면 일본어 '감염증'을 한국어로 번역할 때는 '감염병'이라고 번역해 줘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거라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병원체가 옮는 거뿐 아니라 사람들의 습성이나 버릇, 성향 같은 게 옮는 것(물드는 것)도 「感染・伝染」을 씁니다. 반면 한국에서도 병원체가 아니라 비유적으로 뭔가가 옮는 것, 물드는 것의 경우 '전염됐다'고는 하지만 '감염됐다'고는 하지 않죠. 일본 국어사전의 예문을 한번 보죠. goo 사전입니다.

전염

物事の状態・傾向などが他に移って同じような状態が起こること。「あくびが伝染する」

감염

影響を受け、それに染まること。「過激な思想に感染する」

참고로 두 한자어의 차이를 검색하다가 발견한 건데, 어떤 사이트에서는 이런 의미로 쓰이는 '감염'의 경우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옮거나 물들 때 사용하지만, '전염'의 경우는 주로 나쁜 것이 옮거나 물들 때 사용한다고 설명하고 있더군요. 하지만 '전염'의 예문에서 '하품'이 나오는데 하품은 꼭 나쁜 건만은 아니죠? 그러니 참고만 하세요.

(日) 위 사전의 예문에서 '전염'의 경우 하품이 옮는 걸 예로 들었는데 한국에선 그냥 '하품이 옮았다'라고 하는 게 제일 자연스럽고, '하품이 전염됐다'고 하는 것도 의미가 통하지만 '하품이 감염됐다'고 하면 이상합니다. 한국에서 '감염'은 비유적으로 쓰이지 않는다는 점 참고하세요.

 

 

 

※ この記事をお読みになる日本人の方々へ。

 

日本では一般人も「伝染病」と「感染症」をちゃんと使い分けているのかを教えていただければ嬉しいです。宜しくお願いしま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