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 저녁에 일을 끝내고 혼술하면서 유튜브에서 이것저것 동영상을 찾아서 보다가 발견한 오역이 바로 이 一面이라는 일본의 한자어를 그대로 '일면'이라고 번역한 케이스였습니다. 이에 관해선 예전에 코패니즈 한자어 '살벌'편으로 블로그에 올렸던 예문을 보강해서 책에 실으면서 마침 이 一面을 추가해서 쓴 바도 있어서 블로그에서 다시 소개합니다. 아래가 그 보강된 예제인데 '살벌' 편을 아직 읽어 보지 못한 분은 아래 글을 참조.

https://blog.naver.com/iveen/221485316065

 번역하기 너무 어려운 일본어 殺伐(살벌)

앙~대 앙대~ 코패니즈 한자어​오늘은 이미 예고한 대로 일본인을 상대로 썼던 포스팅에서도 공개한 적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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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일본의 한자어 一面에는 한국과 다른 어떤 뜻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かつては一面に草木が[   25  ] 迫力があったんですが

한때는 [  26  ] 초목이 우거져서 [     27      ]

今は殺伐極まりない風景ですね。

지금은[   28   ] 풍경이네요.

다른 부분은 이미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해설을 했으므로 추가된 '일면' 부분만 보도록 하죠.

26. 一面(いちめん)に : 온통, 눈앞에 온통, 일대가 온통

이걸 ‘일면에’라고 번역하면 안 되겠죠. 우리와 달리 일본의 一面이라는 단어에는 ‘한 면’, ‘한 측면’이라는 뜻 외에 ‘주변 일대’라는 뜻이 있습니다. 불후의 명작 애니 ‘초속 5센티’의 엔딩곡이 시작되는 부분에서 남녀 주인공이 어릴 적 기차에서 내렸을 때 펼쳐진 풍경을 묘사하는 내레이션이 나오죠. 그때 여주인공의 내레이션 중에 「そこは 一面の雪に覆われた広い田園で」라는 묘사를 합니다. 이걸 ‘일면의 눈에 뒤덮인’이라고 하면 한국어로서 이상하죠? 아니, 이상한 게 아니라 오역이죠? ‘그곳은 온통 눈으로 뒤덮인’이라고 번역해 줘야겠죠.

그럼 왜 일본어 '일면'을 한국어로도 그대로 '일면'이라고 직역하면 안 되는지 그 근거를 살펴보죠. goo 사전 3번 뜻풀이입니다.

辺り一帯。ある場所全体。「一面の花畑」「火花があたり一面に飛び散る」

주변 일대. 어떤 장소 전체.

이와 같이 '눈에 보이는 일대가 온통'이라는 뉘앙스로 정형화돼서 쓰이는 한자어입니다. 예를 들어서

一面の緑に囲まれた渋いレストラン。

(온통 녹음에 둘러싸인 고풍스러운 레스토랑)

一面の海に囲まれた漁村。

(온통 바다로 둘러싸인 어촌)

이런 문장에 쓰인 一面은 '일면', '하나의 면'이 아니라 '일대가 온통', '눈앞이 온통'이라는 뉘앙스로 쓰인 표현이란 거죠. 여러 가지 실제 예문을 찾아서 소개해 드리고 싶지만 오늘은 이만 나가봐야 해서 일단 여기까지만 씁니다.

<덧붙임>

예문 보충해서 새 글로 썼으니 아래를 참고하세요.

https://blog.naver.com/iveen/221738888188

웅장한 자연 ≠ 雄壮な自然(어제 쓴 一面 글 보충합니다)

웅장한 자연 ≠ 雄壮な自然 ​​어제는 약속이 있어서 나가 봐야 했어서 실제 예문을 소개해 드리지 못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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