ソウル発「ウイークリー京郷」(4・5)
日本大地震に募金した慰安婦被害者キル・ウォンオクおばあさん・下
“죄는 밉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쳤잖아요”
역사는 엄연하다. 잠시 잊을 순 있어도 사라지진 않는다. “내가 당한 일은 역사 속에 있어요. 삭제할 수 없지. 그런데 저 사람들(일본 정부)은 위안부 이야기를 교과서에서 빼고 가르치질 않아. 가르치질 않으니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사람들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 일본 정부가 말할 수 없이 밉지.” 그러므로 수요집회는 계속된다. “진실을 밝혀달라는 거예요. 자청해서 돈 벌러 갔다는 게 말이 돼요? (일본 정부가) 인간적으로 해서는 안 될 말을, 세상이 다 아는 거짓말을 해요. 배고파서 밥 달라고 시위하는 게 아니거든.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사과를 해야지. 그래야 우리 인권이 복구가 되는 거지.”
그런데도 지진 피해 소식을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일본 정부의 양심적인 사죄를 요구해온 사람으로서의 양심일까. “죄는 밉지만 사람들이 많이 죽고 다쳤잖아요.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집에만 있는 사람이면 몰라도 매주 대사관 앞에 가서 진실한 답변을 해달라고 외쳤던 사람인데 모르는 척할 수 있어요?”
역사는 엄연하다. 잠시 잊을 순 있어도 사라지진 않는다. “내가 당한 일은 역사 속에 있어요. 삭제할 수 없지. 그런데 저 사람들(일본 정부)은 위안부 이야기를 교과서에서 빼고 가르치질 않아. 가르치질 않으니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사람들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 일본 정부가 말할 수 없이 밉지.” 그러므로 수요집회는 계속된다. “진실을 밝혀달라는 거예요. 자청해서 돈 벌러 갔다는 게 말이 돼요? (일본 정부가) 인간적으로 해서는 안 될 말을, 세상이 다 아는 거짓말을 해요. 배고파서 밥 달라고 시위하는 게 아니거든.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사과를 해야지. 그래야 우리 인권이 복구가 되는 거지.”
그런데도 지진 피해 소식을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일본 정부의 양심적인 사죄를 요구해온 사람으로서의 양심일까. “죄는 밉지만 사람들이 많이 죽고 다쳤잖아요.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집에만 있는 사람이면 몰라도 매주 대사관 앞에 가서 진실한 답변을 해달라고 외쳤던 사람인데 모르는 척할 수 있어요?”
http://img.khan.co.kr/news/2011/03/29/20110316000752_r.jpg
지난 3월 16일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정대협 수요집회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대지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을 돕자고 말하자 세상은 두 가지 반응을 보였다. ‘감동적이다’라는 반응과 ‘그래도 어떻게’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할머니들에게 분노와 공감은 한 뿌리에서 나온다. 폭력에 대한 반대다.
할머니들이 구호 대신 침묵을 선택한 것은 지난 3월 16일 집회가 처음이 아니다. 1995년 한신 대지진 당시에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김동희 정대협 사무처장은 말한다. “할머니들은 늘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말한다. 전쟁으로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게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번 지진도 마찬가지다. 전쟁은 아니지만 전쟁보다 더 큰 피해가 났으니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길원옥 할머니는 “나 같은 사람이 안 나오려면 전쟁이 없어야 해요”라고 말한다. 전쟁 없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서운한 게 있어도 상대편에게 좋은 말을 해야 해요. 일본이든 어디든 다니면서 하는 말이 그거야.”
지난 3월 2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쌍심 할머니(84)가 전남 신안군 안좌면 자택에서 하늘로 올라갔다. 할머니는 1944년 19살 무렵 목포시장에서 강제로 끌려가 일본 나가사키현 해군 위안소에서 위안부 생활을 했다. 이로써 올해에만 6명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났다. 정부에 등록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제 73명으로 줄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을 넘어, 잿더미 속에서 떨고 있는 인간 앞에서라면 자신의 가장 치욕적인 기억조차 잠시 내려놓고 사랑을 말할 수 있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 길원옥 할머니와의 인터뷰는 지난 3월 25일 정대협 서대문 쉼터에서 이뤄졌다. 쉼터 손영미 소장은 “할머니 건강이 좋지 않으니 짧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기사에서 길원옥 할머니의 생애사와 관련해 적은 구체적인 내용은 <그 말을 어디다 할꼬>(여성부 권익기획과), <역사를 만드는 이야기>(정대협 전쟁과여성인권센터 연구팀), <생애사 연구법에 의한 일본군 위안부의 삶 이해>(손영미 소장 석사논문)를 참고했음을 밝힌다.
일본에서 보내온 편지
정대협 할머니들을 비롯해 과거사 관련 한국시민단체들이 일본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한다는 소식은 일본에 전해져 일본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일본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은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그 중 이메일을 통해 정대협으로 들어온 2통의 편지를 싣는다.
한국 시민단체들이 따뜻하고 힘을 주는 성명을 보내주어 감사합니다. 지인 여러분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웃 나라의 대재해에 대해 지진재해 후 성명을 내주시는 것을 보며 국경을 넘어 뜨거운 뜻과 강한 연대를 새삼 실감했습니다. 기쁜 마음이 가득합니다. 또한 이 추운 때에 할머니와 여러분이 희생자를 애도하고 피해자에게 큰 격려를 빌어주시기 위해 침묵시위를 한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할머니들께 아무쪼록 감사를 드리며, 부디 몸 조심히 지내시라고 전해주십시오.
다행히 피해를 당하지 않은 우리들도 일찍이 없었던 지진과 해일의 맹위에 불안해 하면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이재민들이 무사하고, 원전으로 인한 더 이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위안부’ 문제 해결운동을 하고 있는 우리들은 송신도 할머니의 안부가 대단히 걱정입니다. 할머니를 지원하는 모임의 상심은 얼마나 더 하시겠습니까. “난 건강하다니깐” 하고 웃으며 나타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송신도 할머니는 이후 무사히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편집자 주)
재해 지역에는 일본인뿐만이 아니라 재일조선인들, 업무상의 체재자, 관광여행중인 외국인도 많이 있습니다. 생명에 국경은 없습니다.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지원을 받아 정말로 마음이 든든합니다. 국경과 민족을 넘어 이 참사를 동아시아의 아픔으로 받아들여 모든 사람들이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될 시기라고 마음 속 깊이 절실히 느낍니다. 이번 일은 잊지 않겠습니다. 정대협과 각 단체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2011년 3월 16일 All연대 사무국장
츠보카와 히로코(坪川宏子)
위로해 주신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일본 시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우면서도 한국인 여러분으로부터 격려를 받아 기쁘게 생각합니다. 비록 상상 이상의 재난이었음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일본의 원전 관련 행정으로 인해 세계를 불안에 빠지게 한 점을 시민의 입장에서 사과하고 싶습니다. 제가 사는 도야마(富山)는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어떻게 이재민을 받아들여 지원할 것인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습니다. 이웃 나라로부터 격려를 받아 용기를 북돋울 수 있게 됐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2011년 3월 17일 도야마(富山)에서
호리에 세츠코(堀江節子)
정대협 할머니들을 비롯해 과거사 관련 한국시민단체들이 일본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한다는 소식은 일본에 전해져 일본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일본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은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그 중 이메일을 통해 정대협으로 들어온 2통의 편지를 싣는다.
한국 시민단체들이 따뜻하고 힘을 주는 성명을 보내주어 감사합니다. 지인 여러분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웃 나라의 대재해에 대해 지진재해 후 성명을 내주시는 것을 보며 국경을 넘어 뜨거운 뜻과 강한 연대를 새삼 실감했습니다. 기쁜 마음이 가득합니다. 또한 이 추운 때에 할머니와 여러분이 희생자를 애도하고 피해자에게 큰 격려를 빌어주시기 위해 침묵시위를 한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할머니들께 아무쪼록 감사를 드리며, 부디 몸 조심히 지내시라고 전해주십시오.
다행히 피해를 당하지 않은 우리들도 일찍이 없었던 지진과 해일의 맹위에 불안해 하면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이재민들이 무사하고, 원전으로 인한 더 이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위안부’ 문제 해결운동을 하고 있는 우리들은 송신도 할머니의 안부가 대단히 걱정입니다. 할머니를 지원하는 모임의 상심은 얼마나 더 하시겠습니까. “난 건강하다니깐” 하고 웃으며 나타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송신도 할머니는 이후 무사히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편집자 주)
재해 지역에는 일본인뿐만이 아니라 재일조선인들, 업무상의 체재자, 관광여행중인 외국인도 많이 있습니다. 생명에 국경은 없습니다.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지원을 받아 정말로 마음이 든든합니다. 국경과 민족을 넘어 이 참사를 동아시아의 아픔으로 받아들여 모든 사람들이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될 시기라고 마음 속 깊이 절실히 느낍니다. 이번 일은 잊지 않겠습니다. 정대협과 각 단체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2011년 3월 16일 All연대 사무국장
츠보카와 히로코(坪川宏子)
위로해 주신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일본 시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우면서도 한국인 여러분으로부터 격려를 받아 기쁘게 생각합니다. 비록 상상 이상의 재난이었음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일본의 원전 관련 행정으로 인해 세계를 불안에 빠지게 한 점을 시민의 입장에서 사과하고 싶습니다. 제가 사는 도야마(富山)는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어떻게 이재민을 받아들여 지원할 것인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습니다. 이웃 나라로부터 격려를 받아 용기를 북돋울 수 있게 됐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2011년 3월 17일 도야마(富山)에서
호리에 세츠코(堀江節子)
<글·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사진·김석구 기자 sg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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