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3>
드디어 촬영이 끝났다. 후반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지만 벌써 개봉날도 잡혔다. 다음 작품은 아직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니 한달쯤 쉬었다가 내키진 않지만 홍보활동도 좀 다니고 흥행을 기원해야겠지. 홀가분하면서도 아쉽고 섭섭한 기분. 작품이 끝날 때마다 맛보는 그런 기분으로 용우는 이번 작품을 되새겨봤다.
이번 작품도 그 전에 찍은 어떤 작품보다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작품을 마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다. 나이 들어서인가? 아니다. 연기라는게 해봐도 해봐도 끝이 없다는 걸 알게 된 후에 생긴 감각이다.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또 다른 어려움에 부딪쳐왔다. 그 작품이 처음에는 쉽게 보이더라도, 또 얼마나 경험을 쌓아간다 해도 아직도 몰랐던 어려움을 작품 속에서 반드시 만나게 된다. 어려서는 못 느끼던 그 어려움을 경험을 쌓아가면서 발견할 눈이 생겼다거나 할까. 그러니 작품을 새로 할 때마다 어려울 수밖에.
그런 생각을, 늘 하던대로 다시 하면서 용우는 아라에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장면을 집중적으로 찍느라고 요 몇일동안 PC를 켜보지도 못했던 것이다. 촬영이 끝났다는 소식과 그전에 촬영장까지 찾아와줘서 고맙다는 뜻을 전해야지.
용우는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학이가 만든 픽션이며 실재 인물이나 단체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