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결혼식을 기다리면서 나는 누나의 결혼 선물로 무엇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누나의 결혼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싶었고 형님에게도 누나를 대신해서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다.

나는 누나를 위한 곡을 기타로 녹음하고, 누나와 형님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담은 결혼기념 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오랫동안 꺼내본 적이 없는, 어린 시절의 누나와 내가 함께 찍었던 사진들을 영상에 담기 위해 살펴보기 시작했다.

사진 속 어린 소녀는 자신의 동생을 소중하게 껴안고 밝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나는 지금의 누나가 이 사진속의 어린 소녀의 마음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컴퓨터를 켰다.

편집 프로그램을 열고서 미리 준비해둔 기타 녹음을 재생시키며 사진들을 넣었다.

그리고 누나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하나씩 집어넣었다.

마지막에는 형님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동생으로서 누나의 행복을 부탁하는 마음으로 집어넣었다.

나의 이 메세지로 형님의 내면이 누나의 외로움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미오는 나에게 말했다.

 

「チョンウォルのが準備したプレゼント、お姉さんはきっとたくさん泣くと思う。笑笑。そしてチョンウォルがどんなにお姉さんの事を考えるのか伝えて来て結婚して幸せになるための勇気をもらえるかもね。 (청월이 준비한 선물, 누나는 분명 엄청 많이 울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청월이 얼마나 누나를 생각하는 지 느껴져서 결혼해서 더 잘 살아보겠다는 용기가 생겨날 거야.)」

 

「そうだったらいいね。これは結婚式の日にあげてもいいか悩んでる。韓国では結婚式でお嫁さんを泣かせるのは良くないと思われるからね。 (그랬으면 좋겠네. 이건 결혼식 날에 줘도 될까 고민이 돼. 한국에서는 결혼식 날에 신부를 울리는 게 좋게만 비춰지지는 않거든.)」

 

「チョンウォルの1人だけの家族の結婚式なのに。そんな事は気にしなくてもいいと思う。ただそのコメントをあにきさんとお姉さんが一緒に見たらいいと思う。 (청월의 하나 뿐인 가족의 결혼식인데.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단지 그 메세지들을 형님도 누나와 같이 보는 게 어떨까 싶어.)」

 

「お姉ちゃんと? (누나와 같이?)」

 

「うん、結婚式前の日にこれを見てから結婚式をはじまったらあにきさんももっとまじめな心で向けるかも。 (응, 결혼식 전날에 그 영상을 보고 나서 결혼식을 하게 된다면 형님이 좀 더 진지한 마음으로 임하지 않을까?)」

 

나는 미오가 해준 말들을 듣고서 상담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오는 내가 고민하는 문제들을 같이 고민해주고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해준다.

언제나 자신에게 확신이 부족한 나를 미오가 대신해서 믿어주기 때문에 나는 미오와 고민을 상담할 때면 혼자였을 때보다 용기가 생긴다.

나는 완성된 영상을 작은 기타 모양의 usb 케이스에 담아서 선물 포장을 했다.

그리고 누나에게 선물할 타이밍을 기다렸다.

누나는 결혼식 준비로 인한 피로감뿐만 아니라 아버지와의 돈 문제로 인한 다툼으로 마음이 많이 슬퍼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딸의 결혼식보다 결혼식에서 남들에게 비춰질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보이지 않도록 체면을 신경 쓰느라 누나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결혼식 날이 다가올수록 아버지와 누나의 다툼은 잦아졌고, 나는 그 속에서 아버지란 인간에게 또 다시 실망해버렸다.

어째서 당신은 항상 중요한 순간에 가족에게 상처만 남기는 건가요?

내가 누나에게 선물을 건넨 날도 아버지와 큰 다툼이 있었다.

 

「당분간은 집에 오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형님 집에 있어. 그리고 이거 선물이야. (しばらくは家にこない方が良さそう。あにきの家にいてね。これあげる。)」

 

나는 누나에게 선물을 건네고서 답답해서 집밖을 나왔다.

한참 시간이 지나고서 집에 다시 돌아갔을 때, 현관에는 아직 누나의 신발이 남아 있었다.

누나는 내 방 컴퓨터 앞에 앉아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곧바로 누나가 왜 울고 있는지 알아챘다.

분명 형님과 함께 보라고 편지까지 적어서 넣어놨는데.

 

「나 역시 이런 놈이랑 말고 청월이랑 결혼할걸 그랬어. (私やっぱりこんなやつじゃなくてチョンウォルと結婚したら良かった。)」

 

나는 조금 머쓱해졌다.

 

「형님 집에서 같이 보라고 했잖아. 못 말려. (あにきの家で一緒に見てって言ったのに。まったく。)」

 

「이제 괜찮아, 이따가 가족이랑 다 같이 저녁 먹고 가려고. (大丈夫。あとで家族とみんなで夜ご飯食べて帰るね。)」

 

그 영상 속에는 사실 나와 누나와의 사진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누나를 소중하게 안고 있던 젊었을 때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진들도 들어있다.

그것을 보고서 방금까지 다퉜던 아버지에게도 조금은 따뜻한 감정을 느꼈던 걸까.

누나가 항상 나보다 대단한 것은 아버지가 아무리 자신에게 상처를 남겨도 결국은 용서한다는 것이다.

나는 아버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해줘도 가족들에게 상처를 남기면 나는 아버지를 용서할 수가 없다.

용서하는 마음.

누나는 나보다 사람을 용서하는 마음이 있고 사랑이 많은 사람이다.

결국 언제 싸웠냐는 듯이 우리 가족은 4인 가족으로서는 이제 마지막 저녁 식사를 했다.

다음 날이면 누나는 결혼식을 하게 된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구나.

식사를 마치고 누나는 다시 형님 집으로 돌아갔다.

늦은 밤이 되었을 때 누나에게 메세지가 왔다.

 

「오빠랑 같이 영상보고서 또 울었어. 내일이 결혼식인데 어떻게 할 거야? 눈 퉁퉁 부은 채로 신부 입장하라고? (おっぱと一緒に見てまた泣いちゃったよ。明日が結婚式なのにどうしてくれる? 目の回りが大きくなってお嫁さん登場させるつもり?)」

 

나는 결국 누나한테 혼났다.

그래도 형님과 누나의 마음속에 나의 메세지가 좋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

기도와도 같은 말을 속으로 생각하면서 누나와 내일 결혼식장에서 보자는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