造園にも手が行き届いているんですね

지난 글에 이어서 얘기를 계속해 보겠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여러 문항을 만들어서 뒤에 「良くできている」를 써도 자연스러운 건 a를, 좀 어색하지만 의미는 통한다는 b를, 절대로 아니라고 판단되는 건 c를 달아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 사이트에서는 3명이 답을 달아 줬는데 첫 답변을 단 분이 일본인이라도 의견이 갈릴 거 같은 문항이 군데군데 보여서 흥미롭다며 좋은 질문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나머지 두 분도 그분의 의견에 동감한다면서 재밌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아무튼 그 결과를 표로 정리한 게 다음과 같은데 정말로 흥미롭죠?

 

 

 

 

같은 일본인들인데도 의견이 각기 엇갈리는 게 신기하죠? 그런데 이 표를 자세히 살펴보시면 15개 문항 모두 자연스럽다고 답한 사람이 1명 이상은 있습니다. 심지어 다른 모든 사람이 c라고 답한 ‘숙박시설’의 경우 b도 아니고 a라고 답한 사람이 있네요. 그렇다면 어쨌건 이분 덕분에 모든 경우에 「良くできている」를 써도 자연스럽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이건 조금 억지 논리인가요? ^^

 

아무튼 이 결과에 대한 판단과 결론은 각자의 몫으로 돌릴 수밖에 없겠지만 이로써 한 가지 분명해지는 건, 한국어 ‘잘 되어 있다’를 무조건 「良くできている」로 번역하면 어색함, 어딘지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 들거나,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 있다고 생각하는 일본인들이 많다는 사실이겠죠?

 

참고로, 일본어 「できる」라는 단어도 말뜻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죠. 아주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단어라는 건 아는 분은 다 아시죠? 모두가 다 알고 계실 가능 표현뿐만 아니라, 애가 생기는 것도 「できる」, 농작물 같은 게 나는 것도 「できる」, 숙제 같은 걸 끝낸 것, 완성한 것도 「できた」, 또 ‘일을 잘한다’는 뜻으로 「仕事が出来る」라고 표현하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난 사람, 든 사람, 된 사람’ 중에 ‘난 사람’, 바꿔 말해 능력있는 사람, 유능한 사람을 「できる人」라고, 또한 ‘된 사람’, 바꿔 말해 인품이 훌륭한 사람은 「できた人」라고 하죠. 심지어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말할 때도 「できる」를 쓰고, 이 외에도 상당히 다양한 뉘앙스를 지닌 말이죠.

(日) 마지막에 언급한 「できる」의 경우, 예를 들어서 「あの二人できてるんじゃない?」라고 말할 때의 번역으로서 “저 둘 그렇고 그런 사이 아냐?”라는 표현이 있으니 몰랐다면 기억해 두시기를. 그리고 ‘붙어먹다’, ‘배가 맞다’, ‘배꼽을 맞추다’, ‘정을 통하다’, ‘정분(이)나다’ 등도 기억해 두세요. 다만 ‘정분나다’의 경우 이 말 자체는 성적 관계를 맺은 것까지는 아닙니다. 일본어 「できる」의 뜻풀이 중에도 「性的関係を結ぶ(성적 관계를 맺음)」이란 뜻 말고 「恋愛関係になる」라는 뜻이 있듯이 이건 바로 후자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물론 정분이 났으면 성관계를 맺었을 수도 있겠지만요.

 

또한 거꾸로 생각할 때, 「良くできている」라는 형태의 표현 자체도 한국어 ‘잘 되어 있다’라고 번역하면 어색한 경우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이 숙제를 보고 엄마가 하는 말 「良くできているじゃん」도 ‘잘 돼 있잖아’로 번역하면 살짝 어색하니 ‘잘했네 / 잘했잖아’ 등으로 번역해야 매끄럽고, 영화 등의 작품을 보고 「良くできているね」라고 할 때도 우리말로 번역하면 ‘잘 만들었네’라고 해야 자연스럽죠. 또 가마에서 갓 구워져 나온 도자기를 보고 도공이 평가하는 장면에서도 이렇게 말하면 한국말로는 ‘잘 빠졌네’라고 번역할 수도 있겠고, 막 완성된 영화 포스터를 보고 이렇게 말하는 경우는 ‘잘 나왔네’라고 옮길 수도 있겠고 말이죠. 이렇듯 일본어 「良くできている」는 상황과 문맥에 따라서 다르게 번역해야 한국어로서 자연스러워지는 표현이라는 말이죠.

 

그리고 ‘라’와 ‘사’는 b와 c라고 표시한 부분에 대체할 표현도 적어 줬는데 그건 아래와 같습니다.

 

<라>

숙박시설(c) : 良く整っている

협력 체제(b) : 良く整っている

개최 준비(c) : 十分に整っている・(良く는 빼고 그냥)できている라면 b

교재 해설(b) : 良く行き届いている

인테리어(b) : 優れている

 

<사>

정원 손질(a) : a지만 行き届いている가 더 자연스러울 듯하다.

경비 시스템(b) : 充実している

숙박 시설(c) : 充実している

공조 설비(b) : 良く整っている

음향 장치(b) : いい

방음 (b) : 防音「対策」が良くできている

개최 준비(b) : 整っている

방 청소(b) : 行き届いている

차 정비(b) : 行き届いている

인테리어(b) : おしゃれだ

조경(c) : 造園のレベルが高い

 

그리고 ‘아’부터 ‘거’까지는 뭐냐 하면, 造園은 책에 쓸 거기 때문에 이것만 따로 떼어서 별도로 물어본 결과입니다. 그중에서 ‘b*’라고 표시한 건 이전 글에 제시한 세 가지 후보 중에 고르라면 「良くできている」를 고르겠지만, 표현 자체에는 어색함을 느낀다고 한 것이고, 또 ‘a/c’라고 표시해 놓은 건 造園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시 말해 조경의 기술이나 디자인 같은 걸 뜻하는 거라면 a, 조경의 관리 상태를 뜻하는 거라면 c라고 답한 것입니다.(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무슨 말인지 독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위 표에서도 보듯 ‘잔디 관리’는 전원이 a라고 했는데 말이죠. 다만, 이분은 ‘(조경의)관리’라고 볼 경우 「行き届いている」가 적절하다고 했습니다)

 

어떠신가요?

위의 여러 일본인들이 답한 결과에 대한 해석이나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으니 저 역시 뭐라고 단정짓지는 않겠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造園も良くできていて」라고 해서 감수자님 두 분에게 보낸 것에 대한 답변을 공개합니다. 한 분은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지적을 하셨습니다.

 

「造園が良くできている」という言い方はしません。

 

그리고 다른 한 분도 이 부분을 지적을 하긴 하셨는데 어떻게 하셨냐 하면…

 

出来ていて → できていて

 

보셨듯「良くできている」라는 표현 자체를 지적한 게 아니라 한자로 표기한 부분을 히라가나로 고쳐 주셨을 뿐입니다. 다만 이분의 경우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둔 건지, 아니면 좀 어색하지만 굳이 고칠 것까진 없어서 그대로 둔 건지는 알 수 없겠죠.

 

감수자분이 한자로 표기한 걸 히라가나로 고쳐 준 것에 대해서도 언제 한번 글로 써 볼 예정입니다. 일본에선 예를 들어 「~と言う事」, 「~て行く」, 「~て来る」등의 경우 한자가 아니라 히라가나로 표기할 것을 권고하고, 또한 저번에 블로그 글에서도 잠시 언급한 적 있지만 「登攀」이나 「警邏隊」 같은 어려운 한자의 경우 신문 기사나 방송 뉴스 등의 자막에서도 「登はん」, 「警ら隊」라는 식으로 히라가나로 표기를 하죠.

 

오늘은 이쯤에서 글을 맺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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