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세의 인도하에 가나안 땅으로 가는 이스라엘 백성의 하나이다.
가야할 곳을 알고 가는 이가 있을까?
여기를 더듬는다. 어디일까?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 만져도 알 수 없는 세계.
우린 오래도록 노예로 살았다.
사막을 건너고 구름기둥과 불기둥 사이로 걷는 이 삶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 적어도 우리는 공급받는 자이니까.
하지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가면 그곳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영원 같은 현재가 사막의 모래가 입안으로 들어와서 서걱서걱하다. 물도 충분하지 않다. 노예로 지배받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는 것이다. 비록 우리가 그토록 벗어나게 해달라고 호소했던 시절이 있었지만…우리처럼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고통과 구겨지고 찌든 삶은 그저 맞춰서 살아가면 될 노릇이었다. 만들어 가는 삶, 그건 우리에게 풀 수 없는 실타래와 같다.
모세는 도대체 왜 우리를 자유가 있는 땅으로 데려 가려는 걸까?
우린 지금 나쁘지 않다. 오늘도 우리는 하늘에서 떨어진 만나로 연명한다. 수고하지 않고 먹는 만나는 어쩌면 우리의 끝없는 취향에는 충분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를 향한 놀라운 은혜임은 기억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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