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日目

 

연중 세일인 것인가?

잡다한 물건에 관심이 많은 고로, 메일함에는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DM이 매일매일 쌓인다. 궁금하니까 하나하나 열어본다. 오늘은 모 브랜드에서 플래시 세일을 한다고 한다. 어제도 어디선가 세일을 한다기에 신나게 카드를 긁었다. 몇 개월 전부터 사려고 벼르고 있던 아이템이 마침 세일한다고 하니 지갑이 자동 해제되었고 가족들 선물까지 몇 가지 얹어 구입하니 거의 번 돈의 절반가량을 썼다. 오늘 세일을 시작한다는 브랜드에서도 수개월 전부터 노리던 아이템이 두 개 있다. 국내 판매가보다 훨씬 저렴하다. 두근두근. 살까, 말까? 머릿속에 시계 초침이 띠디디딕~ 흘러가는 느낌이다. 

이런 식으로 나는 방안에 물건을 차곡차곡 늘려간다.
사기로 한 책장은 오늘 지금 이 시각까지도 색상을 정하지 못해 구입 전이다. 방 정리를 시작하는 날은 그렇게 속절없이 뒤로 미뤄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