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4>
그 다암 날은 늦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짐을 쌌다. 섬으로 갈 것이다.
서해안 작은 어촌에서 조그마한 연락선을 탄다고 했다. 그 연락선으로 이름도 없는 무인도로 갈 예정이었다.
그 섬에는 전기도 없다. 그래서 발전기까지 다 가져가야 한다. 몰론 핸드폰도 못 쓰고 인터넷도 못 한다.
몇일동안 촬영팀 외 사람들과는 완전히 연락이 끊어지게 된다.
용우는 언젠가 사극을 하면서 읊엇던 <거국행신도>를 떠올랐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너를 두고 나는 간다
잠시 뜻을 얻었노라 까불대는 이 시운이
나의 등을 떠밀어서 너를 떠나가게 하니
이로부터 여러해를 너를 보지 못할지라
그 동안에 나는 오직 너를 위해 일하리니
간다고 슬퍼말아 나의 사랑 한반도야
-그래, 나 간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갈 것이니
간다고 슬퍼하지 마라
고생한만큼 반드시 좋은 작품을 보여줄 테니-
마구 흔들리는 연락선을 타면서 용우는 몇년전에 다녀온 일본 야크시마를 생각했다.
-나 아직도 그 오래된 삼목나무를 못 봤네. 다시 간다고 약속해놓고 여태껏 못 지켰네. 그 나무를 만났으면 뭔가 달라질 것 같은데 말이야-
※이 이야기는 학이가 만든 픽션이며 실재 인물이나 단체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