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는 꽤 능숙해졌다. 이제 영화관에서 혼자서 영화를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것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예전처럼 긴장하지도 주위를 의식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것을 잊지는 않는다.  

오늘은 휴일이다. 날씨가 좋다. 파란 하늘 안으로 커다란 구름덩어리가 느릿느릿 흘러간다.  따뜻한 대기 안으로 여유가 느껴진다. 눈앞에 자전거가 지나간다. 커피향이 섞인 나른한 공기 안으로 오늘이라는, 나에게 한정된 시간이 흘러간다. 

내가 상상한 일본에서의 일상과 괴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지냈을 때와 비교한다면 나는 지금 확실히 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