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덕한 나를 구원해줄 신은 있을까. 신은 얼마나 도덕적일까. 선과 악으로 또렷하게 이분하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인간은 자기 자신도 쉽게 믿지 못하면서 타인에게 자신의 성질을 강요하려는 습성이 있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애초에 구원 같은 걸 바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구원 같은 건 이 세상에 없을 지도 모른다. 뜬구름 같은 허튼 소리를 맹신하면서 하루 또 하루를 연명해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최후의 순간까지 한 줌의 따뜻함을, 희망을 갈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 것 같다. 그렇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