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ちゃんの手紙101。
<산책>
나뭇잎과 나뭇잎 사이로 빛이 봉처럼 뻗어 있다.
제크의 콩나무처럼 보이는 저 빛을 잡고 오를 수 있다면 하늘에 닿을 것 만 같다.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너도 나도 다른 욕망의 크기가 다 매한가지로 보일까?
내 몸에 실린 이 어쭙잖은 삶의 짐들을 아무 걱정 없이 풀어 헤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빛을 잡고 싶다. 빛은 희롱하듯이
꽉 쥔 주먹 사이로 빠져나가며 따뜻함만 남긴다.
손바닥을 편다.
손에 살포시 내려앉아 습기를 빨아 들인다.
나는 여기 있고
빛은 내려와서 나를 빨아들이고
나는 여전히 여기 있는데
산란했던 내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평온함이 세포 속으로 퍼진다.
새싹은 내게서도 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