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오고부터, 여러 번의 이별을 겪는 중이다.
엄청 좋아했던 같은 하우스 친구의 이사부터, J상의 귀국, 하우스 친구들의 이사... 최근에 특히 하우스 사람들의 이사가 많다.
이런 이별과, 나의 귀국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 곧 모든 사람들과 짧든 길든 영원히든 이별을 한다는 것이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영원한 건 어디에도 없다고 하지만, 이별은 언제나 적응이 안 된다.
하우스에 들어온 날, 처음 대화를 해본 사람이었던 일본인 M상. 공통점도 거의 없고, 마주칠 일도 잘 없어서 별로 친하진 않았는데, 오늘 이사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별 인사를 하는데 눈물이 날 뻔 했다. 친한 사람과의 이별에서도 울지 않았는데 말이다. 요즘 좀 이별이라는 것에 마음이 크게 흔들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오늘은 알바처의 M상의 송별회. 며칠 전이 M상의 근무 마지막 날이었는데, 나도 그 때 근무 중이었다. M상이 마지막 인컴을 하는데 왠지 모르게 울컥하고 기분이 이상했다. 한국인 J상의 근무 마지막 날, 마지막 인컴 후 싱숭생숭한 모습을 보았기에 누구보다 힘차게 대답했다.
오늘 M상의 송별회를 가기 전, 그간 M상에게 받았던 도움, 느꼈던 인상 등을 생각하면서 짧은 편지를 썼다. 송별회에서 조금 일찍 자리를 뜨며, M상에게 조금은 진지한 작별인사를 하고, 편지를 건네고, 집에 돌아오는데 슬픈 기분이 들었다. M상과도 친하다고는 절대 할 수 없는 사이인데, 사람들과의 이별이 거듭되는 지금의 상황과, 미래의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겹쳐지며 이래저래 슬펐다.
일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별... 어쩌면, 아니, 대부분이 앞으로 평생 보지 못 할 것이다. 만약 내가 일본에서 살게 된다고 하더라도 평생 보지 못 할 것 같은 사람이 많다. 이렇게 짧은 만남이었고, 이제 사람으로서의 상대방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헤어져야 한다는 게 참 쓸쓸하다. 돌아오며 또 눈물을 참았다. 무슨 감정인지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하우스에 돌아오니 키친에 나의 소중한 친구 K가 있었다. 회식 이야기, 그리고 거기서 느낀 상기한 내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곧 K와도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새삼스럽고 오글거릴 수 있지만, 서로에게 소중함과, 감사함을 전했다. 결국 울어버렸다.ㅋㅋ K는 정말 내 일본 생활의 보물이라서, 앞으로 평생 볼 건 확실하지만, 지금처럼 매일 보며 가족같이 함께 지내고 의지하는 삶과는 달라질테니까.
하우스가 이제 사라진다고 한다. 오너와 회사와의 계약 종료로, 내년 2월을 마지막으로 쉐어하우스 운영을 끝낸다고 한다. 내 비자는 어차피 올해 끝나기 때문에 상관 없지만, 친구들이 문제다. 근처 학교의 학생이거나, 직장인이거나... 이사할 이유가 없었던 사람들인데, 이사를 해야만 하게 된 거다. 시기상 특히 학생들은 2월까지 계속 사는 게 아니라, 새로운 집을 빨리 구해야 하게 되었다. 1, 2개월 내로 많은 사람들이 이사하게 될 것 같다. 내 친한 친구들도 학생들이라 이사를 피할 수가 없다. 그 친구들과도 분명 계속 만나겠지만 지금처럼 늘 쉽게 집이라는 공간에서 만나진 못하겠지... 정말 이 하우스의 몇몇 친구들은 일본에서의 내 가족인데, 벌써부터 쓸쓸하다.
반개월 전쯤까지, 미래의 이별이 두려워서 지금의 시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날도 꽤 있었다. "이 사람과 더 깊어지면, 이별할 때 더 힘들겠지, 그냥 지금 그대로, 더 친해지지 말자, 가능하면 마주치지 않도록 노력하자."같은 생각을 하는 거다. 이런 생각들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일 수록 더 자주 떠올랐다. 좋아하기때문이야말로 피한다... 너무 역설적이고 괴롭지 않은가.
지금은 두려움보다는 이 소중한 인연의 감사함만을 느끼려 애쓰고 있다. 헤어짐을 염두에 두고 보면, 조금 밉던 사람도 그냥 다 사랑스러워 보인다. 내 주변의 모두 정말 좋은 사람이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다. 주변의 한 명에게서 생각도 못하게 큰 에너지를 받을 때가 있다. 나도 그런 에너지를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매일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의식적으로 말도 한 마디 더 걸고, 더 웃는..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행동들로 힘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