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라는 것은 안 쓰면 점점 떨어진다니 맞는 것 같다.
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는 죽으라 한국어만 보고 지냈는데, 지금은 한국어보다 일본어를 쓰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학창 시절 때 썼던 리포트를 보면 "이게 진짜 내가 썼는가?"라는 생각이 들고 신기하다.
또 동시에 "또 이렇게 쓸 수 있는 날이 올까?"라는 생각도 한다.
여기까지 써서 나의 학창시절이 생각이 났다.
사실 외국인인 내가 고려대 국어교육과에서 공부한다는 것자체가 무모한 일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ㅋ)
한국어를 할 줄 알지만 그것보다 국어교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한국인과 같이 한다는 것자체가 무모한 도전이었을지도 모른다.
다른 동기생들은 물론 국어교사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저는 0% 가깝고, 더구나 한국에서 국어를 배운 적이 없다.
그런 외국인이 무슨 생각으로 "국어국문과"가 아닌 "국어교육과"로 돌아왔을까.라는 생각을 한 교수님이나 학생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얘는 졸업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당연히 나에게 4년은 힘든 시기였다.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어를 좋아해서 한국에 왔는데, 그 한국어가 나를 쾨롭혔다.
국제관이나 라이시움에서 어학당 학생을 볼 때마다 "어학당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그때는 한국어가 재미있었으니까.
리포트를 한 장 쓰는데 몇시간씩이나 걸리고 밤을 세웠다.
다른 친구들은 A4용지에 몇 장씩이나 쓰고 제출을 하는데, 저는 반도 못 쓰고 제출을 해야 했고...
시험 때는 시험지에 쓰여 있는 질문자체를 못 읽어서 거의 백지 상태로 제출을 한 적도 있었다.
아무튼 "한국어"는 나를 쾨롭힐 수 있는만큼 괴롭혔다.
매일 "왜 이렇게 힘들게 공부해야 하나... 내 머리는 왜 이렇게 바보인가...나는 왜 못할까...."라는 생각만 하고 학교에 다녔다.
사실 한국인 학생들이란 똑같이 한다는고 자체가 무리한 일이었는데.
"나의 모국어가 아니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수업을 들을 때는 못 알아 듣고 이해를 할 수 없는 자신한테 답답하고 속상했다.
그래도 4년은 언제 지났나 싶을 정도 빠르게 지나갔다.
지나가보니까 어느정도 한국어 실력은 늘고 있었다.
4년은 길었던 것 같고...짧았던 것 같고...사실 잘 모르겠다.
그래도 여러므로 나를 성장 시켜준 4년이었다.
물론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고 포기하려고 했지만, 자신과의 싸움에 질 수는 없었다.
모든 일은 내가 결정한 것이니까.
만약 내일 죽게 되도라도 후회없이 살고 싶었으니까.
이러다가 나의 학창 시절은 끝이 났다.
아니 끝이 난 것일까?
졸업식에 가고 졸업장을 받아도 나는 졸업한 것이 아닌 것 같다.
단지 지나갈 길뿐.
졸업은 골이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아니 평생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이니까.
사람들은 나를 보고 한국어를 잘한다고 말한다.
그래도 나도 처음은 한마디도 못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 주셔야 한다.
그리고 계속 하다보면 누구나 잘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