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19.04.14.

by NOHKUN

 

 

"여행 좋아하십니까?"

"네."

"그럼 여행하면서 돈 벌고 먹고 살 수 있다면 좋겠네요?"

"글쎄요..."

 

어른이 되고 돈을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하면서 좋아하는 것과 그것을 직업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갈등을 했었던 것 같다.

 

실제 나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대학교 때 전공을 일본어로 하면서 일본어 능력을 많이 키웠다. 고등학교 때 까지 인생에 필요한 보편/전반적인 내용을 공부했다면 대학교에서는 특정 분야를 정해서 전공으로 하여 공부를 하게 될 것인데, 나는 일본어를 선택한 것이다. 웃기는 이야기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12년의 취학기간 동안 일본어는 나와 관련이 없었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사회에 첫 발을 내밀 때 그 전공의 도움을 받았다. 국내의 일본계 기업에 취업을 하여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잘 배운 전공을 일하면서 사용한다는 것은 나름 재미있고 보람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조금 명확하게 말하기 힘든 스트레스가 있었다. 업무 범위가 넒어지면서 일이 커지다 보니 큰돈이 관련되게 되고, 많은 회사가 연결되고, 많은 사람이 이어지다보니 그만큼 큰 재미와 함께 미스가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도 함께 생긴 것 같다. 다행히도 일하면서 미스가 있었던 적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후에도 자신 없는 것을 어떻게든 잘 해보려고 노력할 때보다, 자신있는 것을 문제 없이 하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비슷한 맥락에서 잘하는 것과 함께 좋아하는 것을 일과 연결하는 것에 있어서 나는 부정적인 편이다. 좋아하는 것은 좋아하는 대로 즐기는 쪽을 선택하고 싶은 것이다.

 

여행을 좋아한다면, 여행관련 일을 하기 보다는 내돈주고 편하게 여행다니고 싶다.

게임을 좋아한다면, 게임관련 일을 하기 보다는 내돈주고 편하게 게임하고 싶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영화관련 일을 하기 보다는 내돈주고 편하게 영화를 보고 싶다.

 

뭐 그런 것이다. 남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뺏어 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 않겠는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여행을 좋아하기에 여행으로 먹고사는 것은 나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기록을 좋아하기에 여행의 추억을 멋지게 기록으로 남기는 것에는 관심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관심이 가는 책이 생겼다.

 

여행으로 먹고 살기 / 김은지 / 왓북 / 2019 (ISBN 9791157272129)

 

우선 책을 처음 잡았을 때의 느낌은 '좋다' 이다. 표지가 양장본은 아니지만, 두툼한 종이의 내가 좋아하는 재질에 내지도 두껍고 좋은 종이를 사용하고 있어서 읽는 동안 손의 촉감이 참으로 좋았다. 물론 책의 가격은 내용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책에서 가성비라는 말은 하고싶지 않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프롤로그 내 인생을 바꾼 여행

이렇게 읽어주세요

 

Part 1. 여행크리에이터로 먹고살기

1장. 여행크리에이터의 세계

신종직업, 크리에이터란?

여행크리에이터가 된 후 겪은 어마어마한 경험들

여행크리에이터가 하는 일

여행크리에이터의 종류

여행하는직업들, 비슷하지만 달라요

2장. 여행크리에이터가 일하는 방법

놓쳐서는 안 될 여행크리에이터의 업무 4가지

여행크리에이터의 수익구조

여행크리에이터의 작업장, 소셜미디어

소셜 미디어별 장단점 (플랫폼 비교)

여행크리에이터 직업의 장단점

3장. 여행크리에이터를 준비하는 방법

여행크리에이터, 어떤 사람이 적합할까?

나의 여행크리에이터 입문 이야기

소셜미디어 10k 달성하는 Tip

플랫폼 특성에 맞는 성공비결

여행크리에이터에 관한 오해와 진실

 

Part 2. 여행오퍼레이터로 먹고살기

4장. 여행오퍼레이터의 세계

내 인생을 바꾼 나의 첫 직업

여행오퍼레이터란?

여행오퍼레이터 직업의 장단점

여행오퍼레이터에 관해 흔히 듣는 말과 진실

여행오퍼레이터의 연봉/복지

여행오퍼레이터 경력으로 할 수 있는 직업

5장. 여행오퍼레이터가 일하는 방법

나의 첫 여행사 업무 이야기

여행오퍼레이터의 주 업무

고객 응대 방식

항공 기초 업무

여행오퍼레이터의 출장 업무

여행오퍼레이터의 인솔 업무

나의 출장 이야기

6장. 여행오퍼레이터를 준비하는 방법

여행오퍼레이터, 어떤 사람이 적합할까?

나의 첫 여행사 면접 이야기

채용 면접 공고 확인 방법

여행사별 원하는 인재상

준비해야 할 자격증 및 경험

예상 면접 질문

참고 : 자신에게 맞는 여행상품 고르는 방법

 

[현장인터뷰]

 

 

책의 내용은 우선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여행크리에이터라는 직업(?)과 여행오퍼레이터라는 직업이다. 그리고 내가 읽어보고 느낀 부분은 여행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은 우리가 흔히 쉽게 생각하는 여행을 가지고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블로거나 유투버와 같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될 것이고, 여행오퍼레이터는 여행사 직원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책의 내용은 충실하게 잘 작성되어 있다. 여행크리에이터가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 아니 무엇을 해야하는 직업인지 부터 시작해서 어떠한 것들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하는지, 끝으로 그게 어떻게 돈으로 연결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소상하게 잘 적혀 있나면, 직업에 대한 설명부터 장단점, 그리고 블로그를 비롯한 SNS의 이용방법, 심지어 그 SNS 각각의 특징에 따른 작성법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을 함으로써 가지는 좋은점과 나쁜점도 모두 상세하게 잘 기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행오퍼레이터에 있어서는 아니나 다를까 해외여행 마음대로 하고 다니고 즐겁게 놀러다니는 직업이 아니라 하루하루 열심히 힘들게 살아가는 직장인인 느낌이 들어 조금 씁쓸하게 느껴졌다. 서두에 이야기했던 여행을 좋아한다고 해서 여행을 직업으로 하면 보람도 있지만 그로인한 스트레스도 있을 것이란 부분이다. 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갑이되어 여행다니는 것과 을이되어 여행다니는 것의 차이라고 표현하면 좋은 예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여행을 좋아하기에 여행관련 블로그나 까페, 그리고 유투브와 같은 다양한 정보와 자료들을 찾아본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자료가 많아도 너무 많다. 그것도 양질의 정보가 말이다. 그런데, 그러한 자료들을 볼 때마다 한가지 드는 생각이 있다. 내가 보는 기준에서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여행을 재미있게 즐긴다는 것이고, 여행에 대한 부담이나 서스럼 없이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남성과 여성의 근본적인 차이에서 생기는 부분이겠지만, 여행을 다르게 즐기기에 그 결과물인 각종 여행 컨텐츠도 개인적으론 남성보다 여성이 만든 컨텐츠가 더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많게 느껴진다. 또한 여행이라는 특성 상 돈에 제약받으며 다니는 여행이나 직업으로 다니는 여행, 또는 후원을 받아서 다니는 여행보다 여유있게 다양한 문화를 즐기면서 다니는 사람이 더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어쩔 수 없나보다.

 

결론은 여행으로 먹고사는 것도 앞으로는 상위1%가 살아남는 레드오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여행이라는 것이 돈이 있으면 쉽게 즐길 수 있고, 그것을 컨텐츠로 만드는 것이 크게 어려운 기술이나 재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남보다 뛰어나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수고를 필요로 한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시간과 수고를 들인 것에 비해 수익은 작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본 서평은 왓북출판사로 부터 서평이벤트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