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우가 사무실로 들어갔더니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온 선배 배우 형이 사장과 말을 나누는 중이었는데 용우를 보고 뭔가를 물어보는 표정을 지었다.
-왜요? –
용우는 못마땅히 여기면서 물었다.
-너, 전쟁 영화 섭외 받았다며? 어떻게 할 거야? –
-나 또 무슨 일인 줄 알았네. 하겠다는 말 하러 온 거야. –
-어, 그래? 잘 됐다. 내가 그 형 역을 섭외 받았거든. –
용우는 자기가 이 영화를 할까 말까에만 신경 쓰이고 있었기에 다른 배우들의 캐스팅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만, 그 선배라면 이미지에 딱 맞는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이야? 그게 너무 반가운 소식이네. 형하고 같이 작업할 수 있다니-
-나도 반갑다. 니가 거절할까봐 걱정했던 참인데. –
-내가 거절할까봐? 왜? –
-그냥. 너는 안 하겠다고 우길 것 같아서…-
용우는 마음 속으로 쓴 웃음을 지었다.
-역시 형은 내 성격을 잘 알아. -
둘은 굳은 악수를 나누었다. 소속사 사장은 벌써부터 대박을 예감해 만족스럽게 웃고만 있었다.
촬영에는 광대한 황야가 필요했기에 주로 중국에서 진행될 거라고 했다. 중국으로 넘어가기 전에 무기를 다르는 법을 배우러 다녀야 했고 그 동안 못 가던 승마장도 찾아가 감을 되찾아야 했다.
중국 대륙에 몇개월씩 머물고 이루어지는 촬영. 용우는 무사를 찍었을 때의 고생을 생각하며 망설였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다 벚꽃이 활짝 핀 무렵, 용우를 포함한 찰영단이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갔다.
※이 이야기는 학이가 만든 픽션이며 실재 인물이나 단체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