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20번째 여자에게서 이 일을 이어받았다. 그 후, 펜만 들면 기막힌 러브레터를 쓸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받은 사람이 보낸 사람을 무조건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감동적인 러브레터 말이다. 그녀는 3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항상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편지를 써 줄 것을 부탁하러 왔고, 그녀는 온라인홀덤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3년전, 그녀는 가난했기 때문에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20번째 여자의 충고도 무시하고 선뜻 21번째 러브레터를 쓰는 여자가 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 충고는 러브레터를 쓰는 여자는 남의 사랑을 이루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고, 또한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결코 자기 자신의 사랑은 이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상하게도 남의 편지를 대신 써 줄 때는 멋지게 편지를 쓸 수 있는데,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려고만 하면 도대체 뭘 어떻게 써야 하는 지 감도 잡히질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지만, 러브레터를 쓴 지 1년 정도 되었을 때 그녀에게도 사랑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고, 그에게 편지를 쓰려해도 써지지 않았다. 그제서야 후회했다. 하지만 후회한다고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방법은 예전에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러브레터를 쓰고 싶다고 하는 22번째 여자에게 이어주는 것 뿐이었다.
그녀는 이제 서랍 가득 쌓여있는 돈을 쳐다만 봐도 진절머리가 났다. 하루빨리 그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어서 22번째 여자가 나타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집 앞에 구인광고를 붙였다.
<마법의 러브레터 쓰실 여자분 구함. 연령,글재주 무관. 고수익 보장.>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러브레터를 쓰고 싶다는 22번째 여자가 찾아왔다.
겉보기에도 남루한 옷차림에 행색이 초라해보이는 그녀는 갈곳없이 떠도는 노숙자 신세라고 했다. 21번째 여자의 처음 사정보다 훨씬 안 좋아 보였다. 얼굴은 며칠째 굶은 사람처럼 무척이나 야위어 있었다.
"저도 마법의 러브레터를 쓸 수 있을까요?"
"물론이에요. 저 책상 앞에 앉기만 하면 능력은 저절로 생기게 되니까요. 다만 충고해주고 싶은 것이 있어요. 마법의 러브레터를 쓰는 여자에게 주어진 저주에요. 마법의 러브레터를 쓰는 여자는 남의 사랑을 이뤄줄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는 대신 자신의 사랑은 이룰 수가 없어요. 앞으로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어도 그는 받아주지 않을 거에요. 남의 편지는 잘 써지지만 자신의 편지를 쓰려고 하면 머릿속에 새하얗게 돼 버려요. 그래도 하겠어요?"
"당연하죠. 춥고 배고픈 사람에게 사랑 따위는 사치일 뿐이니까요. 나는 부자가 되고 싶어요. 사랑할 수 없어도 괜찮아요."
"그럼 당신이 원하는 대로 내 일을 당신에게 넘겨줄께요. 이 책상 앞에 앉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