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비가 내리면>
숲에 비가 내리면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들에겐
잠시 쉼이 찾아오지만
뿌리내리고 사는 숲의 친구들에게는
더운 초여름을 견딜 생명의 물을 건넨다
오늘은
조용해진 숲을 대신해
비가 내리는 소리로 잔치를 여는 날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생명수를 잎에 받아들고
목을 축이는 오동나무의 회갑날이자
어린 도토리나무의 첫 돐이며
밤송이가 익어가는 그런 날이다
숲이 끝나는 인간 세상에도
똑같이 비가 내릴진데
그 곳은 어찌 우산을 바쳐들고
세상의 시름을 견디어 내려는
